김용민의 맑은 칼럼

'드루킹' 충격

김용민닷컴 2018.04.14 07:17 14376

네이버 등 포털에 달린 정부 비방 댓글,

엄청난 추천수를 과시하며 다수 여론으로 오도됐습니다.

알고 봤더니 인위적으로 추천 수를 늘린 것이었습니다.

다시 이야기해 여론을 조작한 것이지요. 그리고 이 짓을 한 세력의 꼬리가 밟혔습니다.

조사해보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당원들이었습니다.

이들 중 김 모 씨는 '드루킹'이라는 아이디를 쓰며 그간 문재인 대통령 지지 글을 여럿 올린 파워블로거였습니다.

 

어제(4월 13일), SBS 기자가 연락을 해 와

'드루킹'을 팟캐스트에 출연시킨 적이 있었냐고 물었습니다.

수년 전 글을 읽은 상당수 민주당 지지자로부터 '예언자'로 추앙될만치 명망이 있었던 '드루킹',

그의 주장과 '예언'을 비판적으로 검증했던 기억이 있었지만 마이크 앞에 초대한 바는 없어 그렇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SBS 기자는 "그가 댓글 추천수 조작으로 구속됐다"고 전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비방 댓글을 중심 여론인양 조작하는데 그가 핵심이었다는 겁니다.

 

충격이었습니다. 

당시만해도 문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로 보였던 그였으니까요. 

'드루킹'의 블로그를 다시 접속했더니

구속전 그가 남긴 글은 자신은 친문재인이니 의심하지 말라고 강조한 것도 있었습니다.

(눈치 빠른 문 대통령 지지자 일부는 일찌감치 그가 수상했다고 이야기했고,

일부는 SBS에서 '드루킹'이 거론되기 전, 그가 '구속된 민주당원들' 중 일원이라고 단언했습니다.)

 

보수종편들 신났습니다.

댓글 추천수 조작을 쟁점화해온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에게 십자포화를 날리고 있습니다. 

댓글 추천수 조작의 주체는 여당 당원이었는데 애먼 야당 사람들을 의심했다는 것이지요.

(백번 양보해 보수종편이 맞는다 칩시다.

언론을 자처하는 이들이 중대한 여론 조작이자 정치 공작 댓글 추천수 조작에 대해 김어준처럼 제대로 언급한 적이나 있었나요?)

 

하지만 김어준의 의심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만약 '드루킹'이 보수정치세력의 첩자라고 가정한다면 어떨까요?

말이 안 되나요? '드루킹'이 민주당원이라서요.

그런데 민주당원되는 거 간단합니다. (탈당 이력이 없다면) (제가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듯) 팩스 한 장 넣기만 하면 될 일입니다.

신분이나 의도를 감추는 건 일도 아니지요. 

따라서 '드루킹'이 진성 민주당원으로서 문재인 대통령 비방 댓글을 달았고,

이를 몰랐던 김어준이 애먼 보수정치세력 지지자들을 의심했다는 식으로 단정하고 확신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입니다.

 

공작세력은 언제나 공작할 대상의 옷으로 갈아입고 공작합니다.

'드루킹'의 구속으로 댓글 추천수 조작세력은 일소됐을까요?

아울러 삼성이 배후인 공작세력은 여전히 전무할까요?

실체를 감추며 댓글 공작을 벌인 사악한 세력이 선거 승리를 도모하던 역사, 우리는 잊을 수 없고, 잊어서도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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