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혁신 혁신하더니 마침내 유시민 작가를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모실 수 있다는 견해까지 흘리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이미지 변신 따위가 아닙니다. “당신들은 민주공화국을 하려는 의지가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는 것입니다.
군인권센터가 촛불집회 당시 국군기무사령부의 '전시계엄과 합수 업무 수행방안' 문건을 공개했습니다. 기막힙니다. 박근혜가 탄핵에서 벗어나면 촛불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한다는 것입니다. 서울 시내에 탱크 200대, 장갑차 550대, 무장병력 4800명, 특전사 1400명 등을 투입하려 했으니 그들의 교본은 5·18 광주와 다름없습니다.
더 기막힌 부분은 포천, 연천, 양주, 파주 등 수도 서울을 지키는 기계화부대를 모두 후방으로 빼겠다는 계획입니다. 적을 겨냥한 포문을 자국민에게 향하겠다는 것입니다. 넋을 잃게 만듭니다.
이걸 과연 박근혜는 몰랐을까요? 당시 모든 권력기관은 법을 뭉개고 게걸스럽게 충성의 뜻을 경쟁하듯 과시한바, 이것은 권력의 정점에 선 박근혜에게 잘 보이려는 구조적 조직적 문화입니다. 당연히 박근혜는 알았을 것이고, 그 역시 내란 음모죄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박근혜로부터 지배받았고 끝내 2년 전 총선에서는 공천까지 받았던 자유한국당. 지금 해야 할 일은 딴 게 아니고 이겁니다. 천인공노할 나쁜 정권의 수괴, 박근혜에 대한 엄중한 수사를 촉구하고, 그녀에 대한 사면복권 따위는 요청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는 것입니다. 그뿐 아닙니다. 당내 친박들을 모두 출당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박근혜 덕에 공천받은 자들을 모두 도려내는 겁니다. 비정하다, 잔인하다, 누가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까? 자기 국민을 학살할 생각하는 자들과 한통속이던 이들과 어찌 민주 공당에서 한솥밥을 먹을 수 있겠습니까? 이건 기본입니다. 민주 공화정 법치주의를 지키겠다는 약속에서 출발하지 않는 당은 다음 총선, 다음 대선에서 기회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청원합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 말대로 신속하게 수사로 전환하되 청와대 경호실과 육군본부, 수방사, 특전사, 기무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해야 합니다. 이 실행계획을 수립하는데 협조자가 누구인지, 통제권자는 누구인지 밝혀야 할 것입니다.
제가 만약 자유한국당의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이 된다면, 당사에 걸린 박근혜 초상화를 떼어 공개적으로 불살라 없애고, 친박 공천자들은 의혹만 있어도 모조리 출당할 것입니다. “누가 널 그 자리에 앉힌다고 하나?”라고 하겠지요. 그러나 이 길 말고 자유한국당이 생존할 길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