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의 맑은 칼럼

20대 초반인 유명 여성 유튜버 양 모 씨가 3년 전 서울 마포의 한 스튜디오에서 협박과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고발했다. 약 20명의 남성들이 있었던 자물쇠로 잠근 스튜디오 안에서 신체 노출 사진 촬영을 요구받았다는 것이다. 이 사진은 그런데 음란 사이트로 유포됐다. 양 씨는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할 만큼 고심을 하다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양 씨는 계약서를 들고 위약 시 불이익을 예고하는 스튜디오 측의 협박에 어쩔 수 없이 응했다고 한다. 비단 양 씨만의 일일까. 청소년 시기부터 노동현장에 내몰리는 ‘알바들’이 겪는 불합리한 갑질은 다반사를 넘어 일상이다. 만약 이들에게 기본권에 대한 지식이 탑재된다면 과연 가당치도 않을 침해 위반을 법적 계약으로 둔갑시키는 일이 가능했을까?

 

초중고등학교 때부터 인권 특히 노동권을 가르쳐야 한다. 특히 직업전선에 내몰리는 학생들에게는 노동법을 알려주고 피해사례를 들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숙지시켜야 한다. 당연히 10대 청소년을 고용하는 사업자에게 같은 교육을 이수하게 해야 한다.

 

어디 이뿐인가. 이 나라가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려 한다면 노동법의 상위이자 뿌리인 헌법과 민주주의를 보다 내실 있게 교육해야 한다. 지난 정부 특히 이명박근혜 정부가 이를 외면한 이유를 우리는 모르지 않는다. 저항과 투쟁을 모르는, 노동운동에 무지한 국민을 양산할 목적이 선연했기 때문에.

 

국민의 신임을 잃은 권력은 존재할 수 없다는 분명한 교훈을 새긴 촛불혁명. 그 비폭력 시민혁명을 거친 민주주의 선진국 대한민국이라면 더욱 그러해야 한다. 피해를 입어야만 각성하게 되는 인간의 기본권,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야만의 사회로부터 우리는 멀지 않은 곳에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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