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의 맑은 칼럼

새만금.

국내 최대의 갯벌을 메워 농지를 만들겠다는 약속의 공간이었습니다.

그렇게 19년 동안 3조8000억 원을 투입해 291㎢의 땅을 만들었습니다.

 

땅으로 만들어 뭘 하려고 했느냐.

노태우 정부는 100% 농토로 조성하려 했습니다.

그래서 대규모 식량 단지를 만들려 했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참여정부 때 농지 70%, 산업용지 30%로 계획을 바꿨습니다.

이명박 정부에 이르러서는 농지 30%, 비농지 70%로 또 변경합니다.

그러다가 박근혜 정부는 농지 사용 계획을 아예 철회하지요.

문재인 정부는 경제구역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가

초대형 재생에너지 단지를 조성하는 것으로 방향을 틉니다.

이 과정에서 환경단체의 반발과 소송 때문에 공사가 지연되는 파행도 겪었지요.

 

네, 역사상 최대 국책사업은 이렇게 산으로 올라오고 말았습니다.

 

이 시점에서 새만금 개발계획은 돌이킬 수 없겠지요.

그러나 쓰임새가 정권마다 달라졌다면

애초부터 이 사업은 필요하지 않은데 시작됐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291㎢에 이르는 땅을 어디에 쓸지는 정해지지 않은 채 바닷물 막기부터 했던 겁니다.

그렇게 하면 무언가 필요성이, 생기거나 아니면 보일 줄 알았던 거에요.

이런 거 전문가가 있어요. 바로 기업입니다. 사업성에 가장 민감하거든요.

삼성그룹이 2011년 7조6천억 원을 투자해

그린에너지 종합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다가 5년 뒤 계획을 철회해요.

삼성은 새만금에게서 별다른 경제적 이용가치를 못 느꼈던 것입니다.

 

현 정부가 새만금을 재생에너지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는데요.

한마디로 고육지책이라 하겠습니다.

환경친화적인 미래 에너지를 통해

기왕에 추진해 온 새만금 개발계획을 완성하겠다는 겁니다.

재생에너지 산업은 유망하지요.

그러나 전북도민은 불안합니다.

이 계획이 다음 정부에서 또 바뀌는 것 아닌가, 하는 마음에요.

 

새만금에 관한 우리 모두의 시각이 좀 더 객관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전북 군산시 비응도와 부안군 변산반도를 잇는 길이 33㎞의 방조제를

이제 와서 없애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러나 이 땅의 효용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대책을 세우자는 것입니다.

 

새만금 간척지가 애초 농업용지로 기획돼 조성됐지요.

그러나 쌀 소비량이 급감하면서 명분을 잃었습니다.

지금도 쌓이는 쌀, 더 많이 만들어 뭐하겠냐, 이거죠.

게다가 바닷물을 메운 땅 아닙니까?

염분이 섞인 토지에서 양질의 식량이 생산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무립니다.

게다가 이미 항구가 구축된 군산이건만

조선소와 자동차공장 문 닫았지요?

산업 인프라의 구축 또한 기대만큼 원활하지도 않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대책도 최선은 아닙니다.

핵발전소를 옹호하는 신문들 주장은 이래요.

원전 한두 개면 다 해결될 건데

굳이 신재생에너지를 얻으려 하는 이유가 뭐냐, 이겁니다.

물론 저는 위험한 원자력발전과 영구히 동거하자는 주장에 힘을 싣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신재생에너지가 최선의 효율을 나타내지는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겁니다.

 

그런데도 절대 선처럼 여겨지는 재생에너지 아니겠습니까?

요즘 태양광 패널들이

무분별하게 산림과 농지가 훼손하고 있지요?

환경파괴의 원흉이 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대규모 자본이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들어와 있습니다.

무분별한 재생에너지 개발은 대기업 배를 불리기에 그칠 공산도 큽니다.

 

정권마다 욕망으로 정략으로 덕지덕지 붙은 새만금.

새만금에 대한 새로운 대책은 그런 의미에서

새만금을 둘러싼 엄혹한 개발 환경을 직시하고

자본의 논리, 효율의 메커니즘과 일정 부분 거리를 두며

자연환경에 대한 경외감을 품는 것, 우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요, 기왕에 개발되는 새만금

그 땅이 축복의 땅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용의 먹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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