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의 맑은 칼럼
지난 6월 지방선거 중 경기도지사 선거전.
치열하다는 말로는 제대로 설명이 안 됩니다.
그 이상이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각종 자질 검증이 그랬습니다. 
가족 불화 문제, 일베 등 인터넷 활동 논란, 
조직폭력배의 뒷배 의혹에 더해서 막판에는 불륜설까지.  
유권자들은 각종 의혹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리며 
끝내 지지할 후보를 결정했을 것입니다. 
결과는 2위와 20%포인트 이상의 차이를 벌려 
56%대의 지지율을 획득한 이재명 후보의 승리였습니다. 
그는 그리고, 7월의 첫 근무일 취임선서를 합니다. 

3개월하고 보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이재명 지사는 여전히 발목 잡힌 상태입니다.
평소 자기 관리를 어떻게 했기에 
논란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가,
경기도정을 걱정하는 도민의 우려와 원성이 큽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스캔들 중 가장 휘발력이 큰 불륜설을 털기 위해
이재명 지사가 오늘 
아주대병원에서 자진 신체검사를 받았습니다.
이보다 앞서 배우 김부선 씨가 불륜의 증거로 
이재명 지사의 신체 일부분 특징을 발설했지요?
이 지사는 그 부위를 의사들에게 보여줘야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김부선 씨의 말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저는 공직자에 대한 검증에는 
경우와 분량 그리고 범위에 있어서 
한계가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신체 일부분 특징이 공직자의 도덕성을 판가름할 
핵심적인 검증 수단이 된다면
누구든 옷 벗는 것을 회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재명 지사의 오늘 신체검사는 어찌 보면
하나밖에 없는 선택지였을 것입니다.
만약 이재명 지사가 
김부선 씨의 주장을 지나친 모략으로 단정하고 
끝내 검증을 거부했다면
그는 또다시 '도지사로서 인정할 수 없다는 세력'에 의해 
공격당하게 됐을 것입니다. 

오늘 전격적인 자진 신체검사 후에
온라인에서는 "꼭 그렇게 해야 했나?", 
"우리는 이재명 지사의 신체에 대해 1도 알고 싶지 않다"라는
의견이 쏟아졌습니다. 
이 의견을 내기에 앞서 저는 먼저 따져야 할 것이 있다고 봅니다.
김부선 씨, 그러니까 숱한 말 바꾸기와 일방적 주장으로
공론의 장에서 이미 권위를 상실해 버린 그의 말을 
왜 언론은 중계방송하듯이 옮기도 또 옮겼는지 
언론은 스스로 반성해야 합니다.
아울러 공직자에 대한 정당한 검증을 넘어
이재명 지사를 지지한 사람은 물론, 
이 지사를 과거에 지지한 사람,
거기에 더해 이 지사를 비난하지 않은 사람까지 공격하며 
혐오를 양산한 일부 네티즌의 행태 또한 성찰해야 합니다.
한 민주당 정치인이 있습니다.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이 지사 반대편인 전해철 후보를 지지했지만
경선 결과 이재명 후보가 됐으니
이제 우리 당 후보를 밀자던 사람이었습니다.
이 사람은 테러 수준의 사이버 공격을 당했습니다. 
이 지사에게 무슨 덕을 입었느냐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우리네 사이버 토론의 장은 과연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민주공론의 토대인가
의심하게 만든 사건이었습니다. 

물론 이번 신체검증으로 
이재명 지사의 모든 정당성이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모략한
이른바 혜경궁김씨 트위터 계정의 주인이 누구인지 등
여전히 의문의 베일에 가려진 이슈도 있고요.
1300만 경기도백으로서 제대로 된 능력발휘를 하는지
그것을 가능케 할 전문성과 돌파력을 갖췄는지
특히 취임하자마자 내놓은 
파격적인 주거, 보유세, 복지 정책 등이
합리적이고 실현이 가능한 것인지 
내밀하게 따져봐야 할 것들, 한가득합니다.
그러나 밑도 끝도 없는 의혹의 행진으로 점철된 
이 지사 논란에 대해 국민은 염증을 느끼고 있습니다. 
조기에 수사기관은 시시비비를 최대한 가리고
사법기관은 엄정한 법리 검토로 판단해주기를 바랍니다. 
점 하나에 한국 정치가 마비되는 현실, 우리 모두에게 오욕입니다.
용의 먹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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